국도 위의 아이들

 산마을고등학교는 강화도 산자락에 밝고 건강한 아이들이 살고 있는 학교이다. 생명공동체를 이루며 자라나는 고등학생 친구들은 눈을 뜨면 함께 새천년체조를 하고, 저녁시간이면 여학생, 남학생, 선생님이 함께 축구를 한다. 꽤나 자유로워 보이지만, 아주 단단한 울타리를 지닌 대안학교이다.
 작년 5월부터 산마을친구들과 "인디문화탐방"의 야학수업을 진행했고, 2012년 올 한해는 "생활문화탐방"의 제목으로 같은 방향을 좀 더 넓게 확장하여 진행하고 있다. 우리들의 수업은 수업이기 보다는 놀이 또는 여행과 비슷하다. 어느 공간이나 어떤 잔치에 함께 어울리며 생활하는 형태로, 무엇을 시키거나 해야 하는 것 보다 스스로가 원하는 꺼리를 찾으며 즐겁게 논다. 문화를 구경하고 탐방하는 방식에서, 우리 스스로에게 어울리고 좋아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생활하는 것이다.철공장이 가득한 문래동 일대에 위치한 [artist run space 413]의 작가 꽃과 우리 산마을 친구들이 만났다. 두 차례 만나서 놀아볼까 했던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산마을친구들은 좀 더 느슨하고 편안하게 자주 만남을 만들어갔다. 한 달 동안 여섯 번의 만남. 한 번 만나면 낮부터 해 지는 밤까지. 차근차근 문래동을 걷고 바라보며 별 이유 없이 오감으로 느낀 것들. 많은 의미를 담기보다 그냥 자연스러운 시선이 바로 현대미술이라는 걸 알려준 작가 꽃. '별 거 없는 수업'이라 좋았다는 친구들. 수능시험에 압박을 받기보다 서울 골목길 구석을 관찰할 줄 아는 마음의 평화. 고속도로 같은 세상에서 국도를 찾아낸 친구들. 이런 친구들의 작업이 작품이 되어 문래동의 [artist run space 413]에서 "국도 위의 아이들" 전시를 하게 되었다. _구름게 어울리고 좋아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생활하는 것이다.
철공장이 가득한 문래동 일대에 위치한 [artist run space 413]의 작가 꽃과 우리 산마을 친구들이 만났다. 
두 차례 만나서 놀아볼까 했던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산마을친구들은 좀 더 느슨하고 편안하게 자주 만남을 만들어갔다.
한 달동안 여섯 번의 만남. 한 번 만나면 낮부터 해 지는 밤까지.
차근차근 문래동을 걷고 바라보며 별 이유없이 오감으로 느낀 것들.

많은 의미를 담기보다 그냥 자연스러운 시선이 바로 현대미술이라는 걸 알려준 작가 꽃.

'별 거 없는 수업'이라 좋았다는 친구들.

수능시험에 압박을 받기보다 서울 골목길 구석을 관찰할 줄 아는 마음의 평화.
고속도로 같은 세상에서 국도를 찾아낸 친구들.
이런 친구들의 작업이 작품이 되어 문래동의 [artist run space 413]에서 "국도 위의 아이들" 전시를 하게 되었다. _구름    

 [국도 위의 아이들]전은 지난 두 달 여 동안 문래동에서 산마을 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한 [국도 위의 아이들]이라는 창작수업의 과정과 결과물을 발표한다. 창작수업은 함께 공동의 전시를 만들기까지가 수업의 내용으로 포함돼있으며 이 전시 또한 수업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수업 명은 ‘국도 위의 아이들’. 카프카의 단편소설 ‘국도 위의 아이들’의 내용을 떠올리며 아이들이 내리막길을 내달리고 마을을 헤집고 다니며 보고 듣고 대화하는 상상을 했다. 고속도로처럼 넓고 곧게 뻗어가는 삶의 속도에서 잠시 이탈해 구불거리는 국도를 달리는 느리고 거추장스러운 속도를 학생들에게 던져보기로 했다. 그 시간을 누리게끔 멍석을 깔아주면 학생들은 어떤 행동들을 하게 될까. 그 속도 안에서 예술이라는 것이 녹아있다는 것을 스스로 체험 할 수 있을까. 수업의 커리큘럼이라면 그 멍석의 크기와 모양새를 만들어 주는 것이겠거니 생각했다. 

 이 수업[국도 위의 아이들]을 개설하며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무엇을 배우고 익히는 것에서 벗어나 그저 어떤 목표 없는 시간을 즐기고 각자의 이야기들을 털어 놓았으면 하고 바랬다. 그 바램은 예술이 우리의 삶에 어떤 접근성으로 자리잡고 있는지에 대해 수업을 통해 알아가기 위함일지도 모른다. 세계가 줄곧 빠른 속도만을 위한 구조를 만들어 내고, 우리는 각자의 시간을 찾기 이전에 세계의 구조 속으로 퐁당 빠지는 현실, 그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은 이 수업을 개설한 출발점이 된다.  이런 담론을 이 전시를 통해 이야기하려는 것이 전시의 목표는 아니다. 그저 이 수업을 통해서 그런 것들에 대해 의문을 품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의지일 것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학생들은 수업에 너무도 충실했고 그 시간을 통해 결과물까지 만들었다. 물론 그들이 만든 작품이 날카롭거나 단단한 모양새이지 않을 수 있으나, 작품을 통해 각자의 삶의 모습을 투영해내고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은 확실한 듯하다.  이번 전시는 작품을 보여주는 것에도 충분한 의의가 있지만, 두 달 여 동안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하며 행동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에서 더욱 의미를 띤다. _김 꽃